김영천의 정치논단


05 김영천의 아나키즘 정치논단


김창숙 선생 ‧ 구상 시인의 추도사

君在大韓重 君去大韓空

그대 있어 이 나라가 무겁더니 그대 떠나니 이 나라가 비었구나

 

김 창 숙

성균관대학교 초대총장 겸 성균관 초대관장

 

생사 유명(有命)이라 인력으로 어찌할 수는 없다지만 때로는 노천(老天)의 가혹한 처단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이번 단주(旦洲) 유림(柳林) 옹의 서거만 두고 볼지라도 이런 참혹한 일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내가 단주 옹의 부음을 듣자마자 아무리 병중이라지만 한달음에 달려가 옹의 유해를 보았습니다.

아! 믿어지지 않는 참혹한 현실이여!

나는 내가 죽은 것보다 더 놀라서 그만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나는 얼마 동안 의식을 잃고 있었습니다. 나는 단주 옹의 유해를 부둥켜안고 한바탕 통곡을 하고 있었음을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디 이럴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 대한나라가 왼통 텅 비인 것만 같습니다.

단주 옹이야말로 티끌 하나 섞이지 않은 애국지사였습니다.

일찍이 권력이나 금력에 흔들리지 않고 철석같이 절조(節操)가 높으신 개결(介潔)한 분이었습니다. 혹자는 그분의 성격이 괴벽하다고 말을 하지만 그 결점이 바로 그분의 장점이었습니다. 그렇지 아니하면 한광(寒光)이 추상(秋霜)같은 고고(孤高)한 절조가 나올 수 있겠습니까. 나는 현대에 있어서 그러한 분으로는 오직 한 분이신 옹을 충심으로 경모해 왔던 터이었습니다.

이 어지러운 세상에 그러한 분이 하루라도 더 살아 계셔야할 터인데 이제 가시다니 차라리 내가 죽고 못당할 노릇입니다. 나는 돌아와서 즉시 다음과 같은 만장을 읽어보았습니다.

 

 

平生唯一友 磊落柳林翁 君在大韓重 君去大韓空.

君是天下士 無乃去蹈東 蹈東忽無跡 百世獨淸風.

 

평생 유일한 친구인 유림 옹이여,

그대 있어 이 나라가 무겁더니

그대 떠나니 이 나라가 비었구나.

그대는 바로 천하의 선비일지니,

문득 자취조차 사라졌으나

영원토록 홀로 맑은 바람이어라.

 

 

적광(寂光)의 진혼(鎭魂)

 

구 상 시인

 

북극성(北極星)과도 같은 고절(高節)이었다. 단주(旦洲), 당신이 지녔던 그 인류적 이상이나 민족적인 소망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인류해방을 향한 열정이요, 의지요, 혼신이었다. 이러한 고매정신(高邁精神)에 뒤따르는 인격적 결백이 당신의 생애를 신산(辛酸)으로써 결정지었고, 이제 우리에게도 비통과 억울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영광스럽기까지 하던 당신의 고독마저도 가고,

우리에게 그 적막을 파장시킨다.

아니, 이러한 당신의 적광이

모든 이의 가슴에 부서지고 대응되는 것만이,

당신에게 향한 애도가 될 것이다.

북극성!

당신의 망령(亡靈)은 저 별처럼 이 땅에 진좌(鎭座)하여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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